나의 이야기

내 병 이야기 ( 2013.12.10.화)

만선행 2013. 12. 10. 11:47

 

 

내 병 이야기를 하고 싶다.

 

병이면 그냥 병이지

무슨 이야기가 필요 하냐고 하겠지만,

 나는 구구절절 이야기가 하고 싶다.

 

한 사람을 보내고 100일이 지나고 나니

눈이 말썽 이었다.

다시 귀가아프고,

코가 아프고 목이 아프고,

안과, 이비 인후과를 다녀 치료를 했다.

그리고 다시 남아있던 나머지 귀가 비행기를 탔더니

아프기 시작 했고, 눈이 아프고,

안면근육마비가 오고 입이 돌아가고 , 눈이 감기지않는 일이 벌어진것이다.

뒷머리가 아프고, 귀 뒤가 아프고,이 비 인후 편도선까지.

얼굴 전체가 번갈아 통증이 계속되는것.

 

결국 여기저기 자문을 구하고 침을 맞고 한약을 먹으며

온 찜질 , 마스크에 안대까지 목도리로 둘둘 감고다녔다.

안돌아 오면 어쩌지 하는 불안까지.

약 후유증으로 설사 소화불량, 침은 아프고 살고 싶지 않았다.

석종사부처님께 고 하고 온천욕도 하고.

여전히 내 프로그램은 진행되었다.

아무도 나를 횐자라고 봐 주질 않고 놓아 주지도 않았다.

치료 잘 받으세요, 할뿐.

 

그러나 다행으로 조금씩 차도를 보였고 2주 만에 회복기로 가는게 눈에 보인것.

지금 3주차 치료 중인데 환자 티가 잘 안보이지만

의사샘은 60% 치료 되었다고 계속 주의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지말라고 하신다.

 

치료 하며 느낀것은 역시 떠난 사람의 후유증이로 구나.

볼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 할 수도 없으며, 느낄수 없으니

몸 전체가 그리움,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구나.

운동을 해서 팔과 다리는 멀쩡한데 오온은 괴로워 하고 있구나.

중저음의 노래를 들으며 아! 이소리를 얼마만에 듣는가? 하고

떡국 국물 냄새에 어! 이런맛과 냄새는 왜이리 오랫만인가? 하고,

말 걸어 오는 사람을 만나면 한도 끝도 없이 이야기를 계속하고,

뚜벅뚜벅 발소리 , 킁킁 하던 콧소리 ,나를 부르던 소리, 흥얼 거리던 목소리,

다 어디로 가고 이런 것들에 길들여진 나는

 무엇이 아쉬운듯 두리번 거리며 서 있는 것인가?

혼자 남은 나는 어떻게 하고 있어야 하는가?

또 무엇으로 이 공허함을 메워야 하는가?

이 몸과 마음의 병은 어떻게 치료하고 어떻게 위로 받아야 하는가?

결국 또 혼자 감당 해야 하는 벌이란 말인가?

그 사람이 아플때도 아닌척 괴롭지 않은척 참으며 간병을 해야 했고,

가고난 뒤 모든 절차를 치루고 이제 후유증 까지

산다는 건 오직 괴로움의 참아내기 게임인가?

 

30~40 %의 완치를 위해서 아직도 갈길이 멀다.

쓴약과 아픈 침과 귀찮은 온 찜질 까지.

그저 기다리며 사는 세월.

참고 견디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참고 견디며 사는 것.

 

선방으로 가고 싶다.

없는 해답을 찾으러 그곳으로 가고 싶다.

 

 

 

 

그런 틈새에도 물주어 가꾼 꽃은 무심히 핀다.

이런것에 위로를 받으며 사는 것일까?